여정문(麗正門)이라고도 불리우는 남문은 1884년(청나라 광서 10년)에 완공된 것으로 당시 타이베이 부성의 대문이었다. 그 형태와 크기가 성문 중에서 가장 웅장하고 대직(大直다즈)일대에서 채취한 석재를 사용하여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정교하고 참신해 보인다. 석상 이마 사면은 다른 성문들과 달리 뿔 없는 용의 도안을 사용하였다. 일제 점령 초기에는 일본군이 타이베이 성의 성벽, 성곽 및 서문을 훼손하였다. 남문은 다행히 보존되어 있지만 오랫동안 수리를 하지 않은 탓에 점점 파괴되어 훼손되었다. 국민정부가 대만에 온 이후에 정부는 오래된 성문들을 보수하기 시작했으나, 남문은 조금씩 중국 북방의 궁궐식 성루 건축형식으로 보수되면서 그 원래 형태를 크게 잃어버리게 된다. 하지만 돌층계로 된 성좌와 동그란 아치형 입구는 다행히 원형을 보존하고 있다. 남문은 공원로(公園路), 남창가(南昌街), 애국서로 (愛國西路)의 교차로에 위치해 있고, 그 옆은 바로 1급 고적인 술 담배 전매국 빌딩과 높은 담과 대문이 굳게 닫힌 총통관저(總統官邸)이다. 총통관저 부근은 사복 입은 형사와 경찰들이 철저히 보초를 서고 있기 때문에, 행인으로 하여금 괜히 죄지은 것도 없이 빨리 지나가고 싶게 만드는 점이 매우 아쉽다. 다음에 이곳을 지날 때면 발걸음을 늦추고 그 옛날 타이베이를 지키는 중요한 임무를 띠고 있었던 이 남문을 찬찬히 살펴보자.
남문-여정문 南門-麗正門
